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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설계에서 도면을 다 그리고 나면 마지막으로 기다리는 일이 공사비 내역서입니다. 도면은 설계자의 판단이 들어가는 작업이지만, 내역서는 숫자 하나하나에 근거가 있어야 하는 작업이라 시간도 많이 들고 실수도 잦습니다. 수량이 도면과 안 맞거나, 해마다 바뀌는 보험료율을 작년 값으로 넣거나, 단가 근거가 비어 있으면 발주처 검토에서 그대로 돌아옵니다. 공사비 내역서가 어떤 문서들로 이루어지는지부터 수량산출, 일위대가, 원가계산까지 작성 순서대로 정리해보겠습니다.

공사비 명세서의 구성 — 다섯 가지 문서가 하나로
전력기술관리법은 설계를 계획서, 설계도면, 설계설명서, 공사비 명세서, 기술계산서와 관련 서류를 작성하는 일로 정의합니다. 예전 법 조문에서 "공사비내역서"라고 부르던 문서가 지금의 "공사비 명세서"입니다. 실무에서는 여전히 내역서라는 말을 더 많이 쓰지만, 표지나 문서 목록에는 법령 용어를 함께 적어두면 좋습니다.
공사비 명세서는 하나의 표가 아니라 서로 연결된 문서 묶음입니다. 아래 순서로 숫자가 흘러가기 때문에, 앞 단계에서 틀린 값은 뒤 단계 전체로 번집니다.
| 문서 | 역할 |
|---|---|
| 수량산출서 | 도면에서 공종·품목별 물량을 뽑고 할증을 반영한 근거 |
| 일위대가표 | 단위 작업 1개(예: 전선관 1m 배관)에 드는 재료비·노무비·경비 |
| 단가산출서 | 자재 단가의 출처(물가자료, 견적 비교 등)와 적용 근거 |
| 내역서 (공종별 집계표 포함) | 수량 × 단가로 공종별 재료비·노무비·경비 합계 |
| 원가계산서 | 간접노무비, 법정 경비, 일반관리비, 이윤, 부가가치세까지 더한 총공사비 |
수량산출 — 도면에서 물량 뽑기와 할증
수량산출은 도면을 공종 단위로 나눠 물량을 세는 작업입니다. 전기공사는 보통 수변전, 예비전원, 간선, 동력, 전등, 전열, 접지·피뢰, 약전 배관 등으로 공종을 나누고, 공종 안에서 다시 기기, 배관, 배선, 지지물로 품목을 분류합니다. 전선관과 전선은 평면도의 배관 경로를 따라 길이를 재고, 수직 구간(층고, 박스 인출)은 별도로 더해야 실제 물량에 가까워집니다.
뽑은 물량에는 할증을 반영합니다. 할증은 시공 중 절단·손실로 생기는 재료 손실을 반영하는 비율로, 표준품셈에서 재료별, 옥내·옥외별로 정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전선이나 전선관은 옥내가 옥외보다 할증률이 높게 정해져 있는데, 옥내는 짧게 끊어 쓰는 구간이 많아 손실이 크기 때문입니다. 할증을 빠뜨리면 실제 시공 물량보다 적게 잡혀 공사 중 자재가 모자라고, 반대로 이중으로 넣으면 공사비가 부풀려집니다.
일위대가와 단가 — 품셈, 노임, 자재 단가
일위대가는 "단위 작업 1개를 하는 데 얼마가 드는가"를 정리한 표입니다. 예를 들어 전선관 1m를 배관하는 일위대가는 전선관과 부속 자재의 재료비, 그 작업에 드는 인력의 노무비, 공구손료 같은 경비로 구성됩니다. 인력이 얼마나 드는지는 건설공사 표준품셈의 전기부문에서 작업별로 정한 품(예: 내선전공 몇 인)을 쓰고, 여기에 해당 직종의 노임단가를 곱해 노무비를 냅니다.
노임단가와 자재 단가는 출처가 분명해야 합니다. 노임은 상·하반기로 공표되는 시중노임단가를 적용 시점에 맞게 쓰고, 자재 단가는 조달청 가격정보나 물가정보지 가격, 또는 여러 업체 견적을 비교해 정합니다. 단가산출서에는 각 단가가 어디서 왔는지, 견적이라면 몇 개 업체를 비교했는지를 적어 근거를 남깁니다. 표준품셈은 매년 개정되므로 일위대가를 만들 때 적용 연도의 품셈을 쓰고 있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원가계산 — 법정 경비와 2026년 제비율 변경
내역서에서 나온 직접재료비, 직접노무비, 직접경비를 바탕으로 원가계산서를 만듭니다. 순공사원가는 재료비(직접+간접), 노무비(직접노무비+간접노무비), 경비로 구성되고, 경비에는 산재보험료, 고용보험료, 건강보험료, 연금보험료, 노인장기요양보험료, 산업안전보건관리비, 환경보전비, 기타경비 같은 항목이 들어갑니다. 여기에 일반관리비와 이윤을 더하면 총원가가 되고, 부가가치세를 더해 총공사비를 산정합니다.
문제는 법정 경비 요율이 해마다 바뀐다는 점입니다. 2026년에는 국민건강보험료와 국민연금 보험료율이 오르면서, 조달청 원가계산 제비율도 2026년 1월 1일 기초금액 발표분부터 바뀌었습니다. 또 하나 알아둘 점은 조달청에 전기·통신·소방 공사용 간접공사비(제비율)표가 따로 없다는 것입니다. 이 경우 건축 또는 토목 공사의 제비율 적용기준을 준용합니다. 다만 조달청 제비율은 조달청이 예정가격을 산정할 때 쓰는 자료로 다른 기관이 반드시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고, 산재·고용보험료율 등 법정 요율은 해당 부처 기준을 확인해야 합니다.
| 항목 (조달청 기준) | 2025년 | 2026년 | 계산 기준 |
|---|---|---|---|
| 건강보험료 | 3.545% | 3.595% | 직접노무비 × 요율 |
| 연금보험료 | 4.5% | 4.75% | 직접노무비 × 요율 |
| 노인장기요양보험료 | 12.95% | 13.14% | 건강보험료 × 요율 |
실무 요령 — 관급자재, 공종 분리, 검토 대응
공공 공사에서는 변압기, 배전반, 케이블 같은 주요 자재를 발주처가 직접 구매해 지급하는 관급자재로 분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관급자재는 내역서에서 재료비를 따로 표시하고, 시공에 드는 노무비와 경비만 도급 내역에 넣는 방식이 일반적이므로, 설계 단계에서 관급 대상 품목을 발주처와 미리 확정해야 합니다. 관급 여부에 따라 원가계산의 기준 금액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공종 분리도 중요합니다. 소방전기, 정보통신, 전기 공사는 발주 방식에 따라 분리 발주되는 경우가 있어서, 같은 배관이라도 어느 내역에 들어가는지를 명확히 해야 합니다. 비상콘센트처럼 시공 주체에 따라 착공신고 대상이 달라지는 설비는 특히 공종 구분을 설계설명서와 내역서에서 일치시켜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검토 단계에서는 "수량 근거, 단가 근거, 요율 근거" 세 가지 질문이 거의 반드시 나오므로, 각각을 바로 보여줄 수 있는 문서를 준비해두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대응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공사비 내역서와 공사비 명세서는 같은 문서인가요?
전력기술관리법에서 예전 "공사비내역서"로 쓰던 자리가 현재 "공사비 명세서"로 바뀌었습니다. 실무에서 부르는 내역서와 같은 성격의 문서이고, 수량산출서와 원가계산서까지 포함하는 묶음으로 보면 됩니다.
Q. 전기공사는 어떤 제비율표를 써야 하나요?
조달청에는 전기·통신·소방 공사용 간접공사비(제비율)표가 따로 없어서, 건축 또는 토목 공사의 제비율 적용기준을 준용합니다. 발주기관이 자체 기준을 두고 있다면 그 기준을 우선 확인해야 합니다.
Q. 2026년에 바뀐 보험료율은 언제부터 적용하나요?
조달청 기준으로 2026년 1월 1일 기초금액 발표분부터 적용됐습니다. 설계 시점이 연말연초에 걸친다면 발주처와 적용 연도를 미리 협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공사비 내역서는 수량, 단가, 요율 세 가지 근거로 이루어진 문서입니다. 수량은 도면과 연결하고, 단가는 출처를 남기고, 요율은 적용 연도를 확인하는 습관만 지켜도 검토 단계에서 받는 보완 요청이 크게 줄어듭니다. 표준품셈, 노임단가, 보험료율은 매년 바뀌니 내역서를 만들 때마다 기준 연도를 새로 확인하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