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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킹 - 이 영화가 불편한 이유를 생각해봤다

by woohss003 2026. 5. 18.

넷플릭스에서 처음 이 영화를 틀었을 때가 2017년이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온 나라가 뒤집혀 있던 시기에 검사가 권력에 줄을 서서 승승장구한다는 이야기가 개봉했다. 그때 극장에서 봤는데, 웃음이 나면서 동시에 뭔가 속이 쓰렸다. 최근에 넷플릭스에서 다시 봤는데, 그 불편함이 여전했다. 한재림 감독이 2017년에 내놓은 작품으로 조인성, 정우성, 류준열, 배성우, 김아중이 출연한다. 531만 관객을 동원했다. 권력을 향해 달려가는 한 검사의 이야기인데, 그게 그냥 픽션으로만 읽히지 않는다는 게 이 영화의 가장 불편하고 가장 강력한 지점이다.

볼 수 있는 곳

플랫폼 이용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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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U+ TV 셋톱박스에서도 VOD로 검색해볼 수 있다. 서비스 여부는 계약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최신 여부는 직접 앱에서 확인하는 게 정확하다.

영화 '더 킹' 공식 포스터

태수라는 인물이 공감되는 이유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태수가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거였다. 최소한 처음엔. 지방 출신, 가난한 집안, 스스로 공부해서 검사가 된 사람. 이 설정이 낯설지 않다. 능력 있으면 올라갈 수 있다는 믿음으로 버텨온 사람들이 어느 순간 그 믿음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는 경험. 태수가 한강식의 라인에 줄을 서는 선택을 할 때, 그게 단순히 욕심 때문만은 아니다. 혼자 열심히 해서는 안 된다는 걸 알아버린 사람이 내리는 선택이다. 그 선택이 이해되면서도 불편하다는 게 이 영화의 감각이다.

조인성이 이 역할을 연기하면서 태수를 밉게만 그리지 않는다. 처음의 어리숙함, 점점 익숙해지는 과정, 그리고 어느 순간 자신도 몰랐던 선을 넘어버린 뒤의 표정. 그 변화가 조인성의 얼굴 위에서 꽤 설득력 있게 쌓인다. 정우성이 연기한 한강식은 반대로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된 인물인데, 그 일관성이 오히려 더 소름 돋는다. 저 사람은 처음부터 저런 사람이었던 거라는 게 보일 때.

태극기와 대통령 사진이 걸린 검찰청 사무실 앞에서 신분증을 단 검사 다섯 명이 나란히 서 있는 장면

2017년이라는 시점이 만든 것

이 영화가 개봉한 시기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2017년 1월,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이 진행 중이었고 최순실 게이트의 여파가 계속되고 있었다. 검찰, 정치권, 재벌이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가 뉴스에서 매일 쏟아지던 시기에 이 영화가 나왔다. 그러니까 태수와 한강식의 이야기가 그냥 픽션으로 읽히질 않았다. 극장에서 관객들이 웃을 때도 웃음 뒤에 뭔가 찜찜한 게 남아 있던 이유가 거기 있었다. 저거 진짜 이야기 아닌가, 라는 생각.

영화가 끝나고 나서 한 가지 질문이 계속 맴돌았다. 태수처럼 시작한 사람들이 한강식처럼 되는 과정이 정말 저렇게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걸까. 아니면 어느 순간 명확한 선택의 순간이 있는 걸까. 영화는 그게 서서히 자연스럽게 일어난다고 말하는 것 같다. 그리고 나는 그 답이 맞다고 생각한다. 한 번의 큰 선택이 아니라 수십 번의 작은 선택들이 쌓여서 어느 날 돌아보면 완전히 다른 자리에 있는 거라는 것.

내부자들과 비교해서 보면

권력 부패를 다룬 한국 영화를 이야기할 때 내부자들과 더 킹은 자주 묶여서 언급된다. 두 영화 모두 같은 구조를 다루는데, 접근 방식이 꽤 다르다. 내부자들은 시스템의 외부에서 그 구조를 폭로하려는 사람의 이야기라면, 더 킹은 그 시스템 안으로 들어간 사람의 이야기다. 어느 쪽이 더 현실적이냐고 하면, 사실 더 킹이 더 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 시스템 밖에서 싸우는 사람보다 시스템 안으로 들어가서 변질되는 사람이 훨씬 많으니까.

아쉬운 점도 있다. 류준열이 연기한 창식 캐릭터가 후반부에 더 중요하게 쓰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태수와의 대조가 흥미로운 인물인데, 분량이 충분하지 않아서 그 대조가 충분히 살아나지 못한다. 그리고 영화의 후반부에서 권선징악 쪽으로 기울어지는 방향이 조금 아쉽다. 현실은 저렇게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는다는 걸 알기 때문에. 끝까지 찝찝하게 열어뒀으면 이 영화가 남기는 여운이 더 길었을 것 같다.

어두운 조명 아래 가죽 소파에 기대어 위스키 잔을 들고 앞을 응시하는 태수의 클로즈업 장면

지금 다시 보면 더 불편한 이유

2017년에 처음 봤을 때와 지금 다시 봤을 때, 영화 자체는 달라진 게 없는데 읽히는 느낌이 다르다. 그 사이에 여러 사건들이 있었고, 뉴스에서 봤던 이름들과 이 영화 속 구조가 계속 겹쳐 보인다. 픽션이 현실보다 덜 충격적인 상황이 됐다는 게, 이 영화를 지금 더 불편하게 만든다.

보고 나서 유쾌하게 끝나는 영화는 아니다. 통쾌한 장면들이 있지만 그게 진짜 통쾌함인지 씁쓸함을 포장한 건지 모르겠다는 감각이 남는다. 권력 구조나 한국 사회의 시스템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쯤 볼 만한 영화다. 내부자들을 재밌게 봤다면 이 영화도 볼 것을 권한다. 위에 정리한 플랫폼 구독 중이라면 바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