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도시 시리즈를 순서대로 보다가 2편을 처음 틀었을 때 솔직히 걱정이 됐다. 1편이 워낙 잘 만들어진 영화라 2편이 그냥 반복이 되면 어떡하나 싶었는데, 생각보다 꽤 달랐다. 2022년 개봉작으로 이상용 감독이 연출했고 1편의 4년 뒤를 배경으로 한다. 마동석, 손석구, 최귀화가 주연이고 개봉 당시 1,269만 명을 넘기며 시리즈 최고 흥행을 기록했다. 한국과 베트남을 오가며 강해상이라는 악당을 쫓는 이야기인데, 이 영화가 1편과 달라지는 지점은 대부분 손석구가 만들어낸다.
강해상이라는 악당의 무게
1편의 장첸이 예측 불가능한 냉혈한이었다면, 강해상은 조금 다른 결이다. 이유 없이 잔인한 게 아니라 자기 논리가 있고, 그 논리 안에서 일관성이 있다. 그게 오히려 더 불편하다. 손석구가 이 인물을 연기하는 방식이 인상적인데, 과하게 악당을 연기하지 않는다. 그냥 자연스럽게 이 사람이 위험하다는 걸 느끼게 만든다. 특히 버스 안 격투 장면은 이 영화 전체에서 가장 오래 기억에 남는 장면인데, 거기서 손석구가 보여주는 집중력이 상당하다.
손석구가 이 영화로 엄청난 주목을 받게 된 게 이해가 된다. 원래 알던 배우였는데 강해상을 보고 나서 완전히 다른 배우처럼 느껴졌다. 악당 역할이 배우를 재발견하게 만드는 경우가 있는데, 이 영화에서 손석구가 딱 그렇다.

1편과 비교하면
2편을 보면서 1편과 자꾸 비교하게 됐다. 전반적인 틀은 비슷하다. 마석도가 나쁜 놈 잡는 이야기, 중간에 통쾌한 액션, 팀원들 사이의 유머. 근데 배경이 베트남으로 넓어지면서 영화의 스케일이 커졌고, 그만큼 로컬 감성은 조금 옅어진 느낌이 있다. 1편의 가리봉동이라는 구체적인 공간이 만들어냈던 분위기가 2편에서는 상대적으로 약하다. 1편이 더 좋다는 의견도 있고 2편이 더 낫다는 의견도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각자 다른 장점이 있어서 순위를 매기기보다 그냥 다른 영화로 보는 게 맞는 것 같다.
유머 코드는 2편도 유지된다. 마석도 캐릭터 특유의 무심한 말투에서 나오는 웃음, 팀원들의 반응. 이 시리즈가 단순히 액션만으로 관객을 끌어들이는 게 아니라는 게 이런 부분에서 느껴진다. 불편하거나 억지스럽지 않은 유머가 영화 곳곳에 자연스럽게 깔려 있어서 무거운 장면 사이에서 숨을 고르게 해준다.

아쉬운 점과 볼 수 있는 곳
아쉬운 부분도 있다. 베트남 배경 장면들이 조금 급하게 처리된 느낌이 있고, 몇몇 조연 캐릭터는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고 지나가는 느낌이다. 그리고 장애인 캐릭터 묘사 관련해서 당시 논란이 있었는데, 그 부분은 지금 봐도 아쉬운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오락 영화라는 이유로 그냥 넘어가기엔 조금 걸리는 지점이다.
현재 디즈니플러스와 쿠팡플레이에서 볼 수 있다. LG U+ TV 셋톱박스에서도 VOD로 검색해볼 수 있다. 서비스 여부는 계약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최신 여부는 각 앱에서 직접 확인하는 게 정확하다. 1편을 재밌게 봤다면 2편도 충분히 볼 만하다. 시리즈를 처음 접한다면 1편부터 보는 걸 권하는데, 2편만 따로 봐도 내용을 따라가는 데는 무리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