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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건축물 전기 설계를 맡으면 초기 단계에서 반드시 확인하는 숫자가 있습니다. 바로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비율입니다. 이 비율에 따라 지붕에 태양광을 얼마나 올려야 하는지, 지열이나 다른 설비를 같이 검토해야 하는지가 정해지고, 그 결과가 수전 계획과 계통연계 방식까지 이어집니다. 그런데 2026년 9월 18일부터 이 제도의 근거 법이 바뀌었습니다. 20년 넘게 쓰던 "신재생에너지법"이 "재생에너지법"으로 바뀌면서 이름뿐 아니라 인정되는 설비 범위도 달라졌습니다. 올해 의무비율과 함께 무엇이 바뀌었는지 정리해보겠습니다.

2026년 9월 18일 — 신재생에너지법에서 재생에너지법으로
기존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은 개정을 거쳐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재생에너지법)으로 이름이 바뀌었고, 2026년 9월 18일부터 시행되고 있습니다. 시행령도 같은 날부터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 시행령」으로 바뀌었습니다. 핵심은 "신에너지"와 "재생에너지"의 분리입니다. 태양광·풍력 같은 재생에너지는 재생에너지법에 남고, 신에너지에 속하던 수소와 연료전지는 수소법에서 관리하게 됐습니다.
설계 실무에 직접 영향을 주는 부분은 공공건축물 설치의무제도입니다. 개정 시행령은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비율"을 "재생에너지 공급의무비율"로 바꾸고, 설치계획서와 설치확인 대상도 재생에너지 설비로 한정했습니다. 그동안 태양광 설치 면적이 부족한 도심 건축물에서 대안으로 쓰던 연료전지를 이제 공공건축물 의무량 이행 수단으로 쓸 수 없게 된 것입니다. 다만 시행 전에 종전 규정에 따른 공급의무 기준을 충족한다는 검토 결과를 받은 사업은 경과조치가 적용됩니다.
연도별 공급의무비율 — 2026~2027년 36%
공급의무비율은 건축물의 예상 에너지사용량 중 재생에너지로 공급해야 하는 비율입니다. 제도 도입 초기에는 건축비의 5% 이상을 신재생에너지 설비에 쓰도록 하는 방식이었다가, 2011년부터 예상 에너지사용량 기준으로 바뀌었고 이후 비율이 단계적으로 높아졌습니다. 현재 기준은 2030년 이후 40%까지 올라가는 일정입니다.
| 해당 연도 | 공급의무비율 |
|---|---|
| 2020~2021년 | 30% |
| 2022~2023년 | 32% |
| 2024~2025년 | 34% |
| 2026~2027년 | 36% |
| 2028~2029년 | 38% |
| 2030년 이후 | 40% |
대상 건축물 — 누가, 어떤 건물에
의무 주체는 재생에너지법에서 정한 국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입니다. 이들이 건축법 시행령에서 정한 용도(문화 및 집회시설, 판매시설, 의료시설, 교육연구시설, 업무시설, 숙박시설 등)의 건축물을 신축·증축·개축하면서 그 부분의 연면적이 1,000㎡ 이상이면 의무 대상이 됩니다. 단독·공동주택, 근린생활시설, 공장, 창고처럼 시행령에서 정한 용도에 들어가지 않는 건축물은 이 비율 대신 별도 고시 기준을 따릅니다.
연면적을 셀 때 하나의 대지에 둘 이상의 건축물이 있으면 동일한 건축허가를 받은 건축물의 연면적 합계로 봅니다. 또 건축 목적이나 기능, 설계 조건, 시공 여건 때문에 재생에너지 설비 설치가 불합리하다고 인정되어 장관이 고시한 건축물은 대상에서 빠집니다. 건축허가 전에 설치계획서를 한국에너지공단 재생에너지센터에 제출해 검토를 받아야 하므로, 의무량 산정은 기본설계 단계에서 끝나야 합니다.
의무량 계산 — 예상 에너지사용량에서 설비 용량까지
공급의무비율은 재생에너지 생산량을 예상 에너지사용량으로 나눈 값입니다. 예상 에너지사용량은 건축물 연면적에 용도별 단위에너지사용량과 지역계수를 곱해서 구하고, 재생에너지 생산량은 설비 용량에 설비별 단위에너지생산량과 지역계수 등을 곱해서 구합니다. 단위 값은 모두 장관이 고시하는 기준(신·재생에너지 설비의 지원 등에 관한 규정 별표)을 따릅니다.
예를 들어 예상 에너지사용량이 연 500,000kWh인 건축물이라면 2026년 기준 36%인 연 180,000kWh 이상을 재생에너지로 공급해야 합니다. 태양광만으로 채운다고 하고, 고시의 단위에너지생산량을 1kW당 연 1,300kWh로 가정하면 180,000 ÷ 1,300 ≒ 138.5kW이므로 약 140kW 이상의 태양광이 필요합니다. 실제 계산에서는 설치 방식(고정식, 건물일체형 등)과 지역에 따라 고시 값이 달라지므로 반드시 최신 고시 값을 적용해야 합니다.
전기 설계에서 챙길 것 — 계통연계와 다른 제도와의 구분
태양광 용량이 커지면 전기 설계에서 검토할 것도 늘어납니다. 인버터 설치 위치와 용량 분할, 건물 수전설비와 연계하는 지점, 역송 여부, 한전 계통연계 협의가 대표적입니다. 수백 kW급 태양광이 건물 부하보다 많이 발전하는 시간대가 생기면 역송을 전제로 연계 방식을 잡아야 하므로, 수변전 단선결선도에 태양광 연계 지점과 보호계전기 구성을 초기부터 넣어두는 것이 좋습니다.
또 하나는 비슷한 이름의 다른 제도와 구분하는 일입니다. 발전사업자에게 일정 비율 이상의 재생에너지 발전을 요구하는 RPS(공급의무화제도)는 이 글의 공공건축물 설치의무제도와 대상도 계산 방식도 다릅니다. 민간 건축물은 이 비율이 아니라 제로에너지건축물(ZEB) 인증 의무나 서울시 등 지자체의 녹색건축 설계기준에서 정하는 재생에너지 비율을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이번 법 개편으로 ZEB 인증에서 연료전지가 어떻게 취급될지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을 함께 기억해두면 좋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2026년 공공건축물 재생에너지 의무비율은 몇 %인가요?
2026~2027년 공급의무비율은 36%입니다. 2028~2029년에는 38%, 2030년 이후에는 40%로 올라갑니다.
Q. 이제 연료전지는 공공건축물에 설치할 수 없나요?
설치 자체가 금지된 것은 아니지만, 2026년 9월 18일 이후 개정 제도를 적용받는 공공건축물에서는 연료전지를 설치해도 재생에너지 공급의무량을 이행한 것으로 인정받을 수 없습니다. 시행 전에 종전 기준 충족 검토를 받은 사업은 경과조치가 적용됩니다.
Q. 민간 건축물도 36%를 지켜야 하나요?
이 비율은 공공기관 등이 짓는 건축물에 적용되는 제도입니다. 민간 건축물은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 의무 대상인지, 지자체 녹색건축 설계기준이 적용되는지를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공공건축물 재생에너지 의무화는 비율이 2년마다 오르고, 올해는 법 체계까지 바뀌었습니다. 2026년 기준 36%라는 숫자와 함께, 연료전지가 의무 이행 수단에서 빠졌다는 점, 설치계획서를 건축허가 전에 검토받아야 한다는 점을 설계 초기에 정리해두면 뒤늦게 옥상 배치와 수전 계획을 다시 짜는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관련 고시와 경과조치는 계속 보완되고 있으니 설계 시점의 최신 기준을 꼭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참고 자료 및 출처
· 재생에너지법 시행령 제15조(재생에너지 공급의무 비율 등) — 국가법령정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