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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 변경이 발생했는데 어떤 도면이 최신 버전인지 파악이 안 돼서 구버전 도면을 수정하다가 처음부터 다시 한 경험이 있습니다. 파일명이 비슷한 도면이 여러 개 쌓여 있는 상황에서 날짜나 버전 표기가 없으면 어느 것이 최종본인지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전기 설계에서 변경은 피할 수 없습니다. 건축 도면이 바뀌고, 기계 설비 데이터가 바뀌고, 발주처 요구가 바뀝니다. 중요한 것은 변경이 생길 때마다 도면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방식을 갖추는 것입니다.
파일명 규칙 — 버전과 날짜를 파일명에 넣어라
도면 파일 관리에서 가장 먼저 정해야 할 것이 파일명 규칙입니다. 변경이 생길 때마다 파일명에 버전이나 날짜가 없으면 나중에 어느 파일이 최신인지 알 수 없습니다. 실무에서 가장 많이 쓰는 방식은 파일명 끝에 날짜를 붙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E-LT-1F-20260801.dwg처럼 도면 코드와 날짜를 함께 표기하면 파일 목록만 봐도 어느 것이 최신본인지 바로 알 수 있습니다. 버전 번호를 쓰는 경우에는 E-LT-1F-v1.dwg, E-LT-1F-v2.dwg 방식도 많이 씁니다. 저는 날짜 방식을 선호합니다. 버전 번호는 몇 번 변경됐는지 추적하기 편하지만 날짜가 없으면 언제 변경됐는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팀 협업 시에는 파일명 규칙을 팀 전체가 공유해야 합니다. 한 사람은 날짜를 쓰고 다른 사람은 버전 번호를 쓰면 폴더 안에서 파일 관리가 복잡해집니다. 프로젝트 시작 단계에서 파일명 규칙을 먼저 정하고 팀원 전체에 공유하는 것이 나중에 관리 혼선을 막는 가장 단순한 방법입니다.
구버전 보관 — 덮어쓰기는 절대 금지
변경이 발생했을 때 가장 위험한 방식이 기존 파일을 덮어쓰는 것입니다. 구버전이 사라지면 나중에 변경 전 상태를 확인하거나 이전 버전으로 돌아가야 할 때 복구가 불가능합니다. 발주처나 감리가 이전 버전 도면을 요청하는 경우도 있고, 변경 범위를 놓고 분쟁이 생겼을 때 구버전이 근거 자료가 되기도 합니다. 저도 구버전 없이 작업하다가 변경 전 상태를 확인해야 할 상황이 생겨 처음부터 재작업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 이후로는 덮어쓰기 방식을 완전히 버렸습니다.
구버전 관리 방법은 간단합니다. 프로젝트 폴더 안에 OLD 또는 구버전 폴더를 만들어두고, 도면을 수정하기 전에 현재 버전을 그 폴더로 복사한 뒤 작업을 시작합니다. 최신 작업 파일은 항상 메인 폴더에, 이전 버전은 OLD 폴더에 날짜별로 보관합니다. 이 습관 하나로 변경 이력을 언제든지 추적할 수 있게 됩니다.
도면 표제란 변경 이력 — 무엇이 언제 바뀌었는지 기록
파일 관리 외에 도면 자체에도 변경 이력을 남겨야 합니다. 도면 표제란(Title Block)에는 개정 번호(Rev. No.), 개정 일자, 개정 내용을 기입하는 란이 있습니다. 변경이 발생할 때마다 이 칸을 채워두면 도면 한 장만 봐도 어떤 내용이 몇 번 바뀌었는지 파악됩니다. 감리나 발주처가 도면 검토 시 가장 먼저 확인하는 항목 중 하나가 개정 번호와 날짜입니다. 개정 이력이 없으면 이 도면이 최신인지 아닌지 알 수 없어 검토 자체가 어렵습니다. 저는 변경이 생길 때마다 표제란 개정 칸을 가장 먼저 업데이트하는 방식을 오래전부터 유지하고 있습니다.
변경 내용 표기는 간결하게 합니다. "건축 도면 변경 반영", "기계 동력 부하 추가" 처럼 무엇이 바뀌었는지 한 줄로 적어두면 충분합니다. 도면 본문에서 변경된 위치에 삼각형 리비전 표시(△)를 함께 넣으면 어느 부분이 수정됐는지 시각적으로 바로 확인됩니다.
납품 전 최종 버전 확인 — 이 과정을 생략하면 안 된다
도면 관리를 아무리 잘해도 납품 직전 최종 버전 확인을 생략하면 구버전 도면이 납품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여러 사람이 나눠 작업한 경우 특히 그렇습니다. 한 사람이 수정한 도면이 공유 폴더에 업데이트됐는데 다른 사람이 로컬 PC에 있는 이전 버전으로 납품 세트를 만들어 제출하는 경우가 실제로 생깁니다. 저도 팀 작업에서 비슷한 상황을 경험했고, 그 이후로 납품 전 최종 버전 확인 루틴을 반드시 거칩니다.
납품 전 체크 방식은 도면 목록을 기준으로 각 도면의 최종 개정 번호와 날짜를 대조하는 것입니다. 도면 목록(도면 인덱스)에 최신 개정 번호와 날짜를 기록해두고, 납품 폴더 안의 파일 날짜·개정 번호가 목록과 일치하는지 한 장씩 확인합니다. 납품 파일은 반드시 공유 폴더의 최신 버전에서 복사해 납품용 폴더를 별도로 만드는 방식이 가장 안전합니다. 납품 후에도 해당 버전 파일을 납품 날짜가 포함된 폴더에 보관해두면 나중에 어느 버전이 납품됐는지 추적이 됩니다.
설계 변경은 피할 수 없지만 도면 관리는 선택이 아닌 습관입니다. 파일명 규칙, 구버전 보관, 표제란 이력 기입, 납품 전 확인 네 가지 습관만 지키면 변경이 아무리 자주 생겨도 도면 관리에서 혼선이 생기지 않습니다. 한 번 체계를 잡아두면 이후 모든 프로젝트에서 그대로 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