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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설계를 하면서 도면보다 손이 덜 가는 문서가 설계설명서입니다. 이전 프로젝트 파일을 열어 공사명만 바꾸고 넘기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시공 단계에서 도면에 없는 내용을 두고 해석이 갈리면 결국 찾는 문서가 설계설명서이고, 감리원이 시공 상세도 제출 대상을 확인할 때 기준으로 삼는 문서도 설계설명서입니다. 예전에 "시방서"라고 부르던 이 문서가 법령에서 어떤 이름과 위치를 갖고 있는지부터, 무엇을 반드시 적어야 하는지, 목차를 어떻게 짜면 좋은지까지 정리해보겠습니다.

설계설명서의 법적 위치 — 예전 "시방서"
전력기술관리법에서 "설계"는 전력시설물의 설치·보수 공사에 관한 계획서, 설계도면, 설계설명서, 공사비 명세서, 기술계산서와 관련 서류를 작성하는 일을 말하고, 이 문서 묶음을 설계도서라고 부릅니다. 과거 법 조문에는 같은 자리에 "시방서"와 "공사비내역서"가 들어가 있었는데, 지금은 각각 "설계설명서"와 "공사비 명세서"로 바뀌었습니다. 시행규칙에서도 "일반시방서·기술시방서"가 "일반 설계설명서·기술 설계설명서"로 바뀌었습니다. 즉 법령상 설계설명서는 우리가 흔히 시방서라고 부르던 문서를 가리킵니다.
현장에서는 아직도 "시방서", "특기시방서"라는 말을 많이 쓰고, 프로젝트에 따라서는 설계 개요를 설명하는 문서를 따로 "설계설명서"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그래서 발주처와 처음 문서 목록을 정할 때 "설계설명서"가 어떤 문서를 말하는지 한 번 맞춰두는 것이 좋습니다. 전력시설물 설계도서는 원칙적으로 전기 분야 기술사가 작성하고, 작성한 기술사와 설계업자는 설계도서에 서명날인해야 하므로 설계설명서도 그 책임 범위에 들어갑니다.
일반 설계설명서와 기술 설계설명서
설계설명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일반 설계설명서는 공사 전반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사항을 정리한 문서이고, 건설공사 표준시방서 성격의 국가건설기준(KCS)이나 발주처 표준 문서를 바탕으로 작성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술 설계설명서는 해당 프로젝트에만 적용되는 내용을 적는 문서로, 시행규칙에서는 일반 설계설명서에서 정하지 않은 시공 시 유의사항과 특별주문사항을 기술 설계설명서에 구체적으로 적도록 하고 있습니다.
| 구분 | 성격 | 주요 내용 예 |
|---|---|---|
| 일반 설계설명서 | 공사 전반의 공통 기준 | 자재 일반 요건, 시험·검사 절차, 배관·배선 공법 일반, 품질·안전관리 일반 |
| 기술 설계설명서 | 해당 공사 고유 사항 | 현장 조건에 따른 시공 유의사항, 특정 장비 성능 요건, 공정상 제약, 발주처 특별 요구 |
실무에서 문제가 생기는 곳은 대부분 기술 설계설명서입니다. 일반 설계설명서는 표준 문서를 기반으로 하니 크게 틀릴 일이 없지만, 기술 설계설명서는 프로젝트마다 새로 써야 하는데 이전 프로젝트 내용을 그대로 가져오다 보면 이번 공사와 맞지 않는 내용이 남습니다. 지하 변전실이 없는 건물의 설계설명서에 지하 변전실 방수 조항이 남아 있는 식입니다.
법령이 요구하는 필수 기재 사항
전력기술관리법 시행규칙 제16조는 설계도서 작성기준을 정하면서 설계설명서에 들어가야 할 내용을 구체적으로 적고 있습니다. 설계도면은 누락 없이 현장기술자가 쉽게 이해하고 정확히 시공할 수 있도록 상세히 작성해야 하고, 설계도서에는 신기술 적용 가능 여부, 전력시설물 유지·관리를 위한 부대시설, 유지관리계획서와 필요 예산을 구체적으로 적어야 합니다.
특히 놓치기 쉬운 것이 시공 상세도면 목록입니다. 설계업자는 전기공사업자가 공사 진행 단계별로 작성할 시공 상세도면의 목록을 설계설명서에 구체적으로 적어야 하고, 그 작성기준을 따로 마련해 시공자와 감리원이 참고하게 할 수 있습니다. 또 시공자가 시공 상태를 검토·확인받아야 하는 대상 공사의 종류별로 시공 상세도면 목록을 설계설명서에 적어야 합니다. 감리원이 시공 상세도 검토를 할 때 이 목록이 기준이 되므로, 목록이 없으면 무엇을 언제 제출해야 하는지를 두고 현장에서 다툼이 생깁니다.
| 필수 기재 사항 (시행규칙 제16조) | 설계설명서 반영 위치 예 |
|---|---|
| 일반 설계설명서에 없는 시공 유의사항·특별주문사항 | 기술 설계설명서 공종별 장 |
| 신기술 적용 가능 여부 | 총칙 또는 별도 검토 항목 |
| 유지·관리 부대시설, 유지관리계획서, 필요 예산 | 유지관리 장(마지막 장) |
| 공사 단계별 시공 상세도면 목록 | 시공 상세도 장 또는 부록 |
| 검토·확인 대상 공사 종류별 시공 상세도면 목록 | 시공 상세도 장 또는 부록 |
실무 목차 구성 예시
설계설명서 목차는 발주처 양식이 있으면 그것을 따르고, 없으면 아래처럼 총칙, 공통사항, 공종별 사항, 시공 상세도, 유지관리 순으로 구성하면 법령 요구사항과 실무 흐름을 모두 담을 수 있습니다. 공종별 장은 단선결선도의 흐름(수전 → 변전 → 간선 → 분기 → 말단)을 따라 배치하면 도면과 대조하기 편합니다.
| 장 | 내용 |
|---|---|
| 1장 총칙 | 공사 개요, 적용 범위, 적용 법령·기준 목록(시행일 포함), 용어 정의, 설계도서 해석 원칙 |
| 2장 공통사항 | 자재 승인 절차, 시험·검사, 품질관리, 안전관리, 타 공종 협의 사항 |
| 3장 공종별 사항 | 수변전, 예비전원, 간선, 동력, 전등·전열, 접지·피뢰, 전기차 충전 등 단선결선도 순서 |
| 4장 시공 상세도 | 단계별 시공 상세도면 목록, 검토·확인 대상 목록, 작성 기준 |
| 5장 유지관리 | 유지관리 부대시설, 유지관리계획, 필요 예산, 신기술 적용 검토 결과 |
작성 요령 — 도면과 어긋나지 않게
설계설명서와 도면이 서로 다른 말을 하는 경우가 가장 흔한 문제입니다. 도면에는 케이블트레이 경로로 그려놓고 설계설명서에는 전선관 배선으로 적혀 있거나, 도면의 변압기 용량과 설계설명서의 사양표 용량이 다른 식입니다. 이런 불일치를 줄이려면 설계설명서에 숫자를 반복해서 적기보다 "용량은 도면(단선결선도) 참조"처럼 숫자의 출처를 한 곳으로 정해두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숫자가 여러 문서에 흩어지면 설계 변경 때마다 모두 고쳐야 하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는 장비 사양을 쓰는 방식입니다. 특정 제품의 모델명을 그대로 적기보다는 필요한 성능 요건(정격, 보호등급, 인증 조건 등)을 적고 "동등 이상"으로 표현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공공 발주에서는 특정 제품 지정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 번째는 설계도서 사이의 해석 원칙입니다. 문서끼리 내용이 다를 때 어떤 문서를 우선하는지를 총칙에 적어두되, 계약조건에 이미 정해진 원칙이 있다면 그와 충돌하지 않도록 맞춥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설계설명서와 시방서는 다른 문서인가요?
전력기술관리법과 시행규칙에서는 과거 "시방서"로 쓰던 자리를 "설계설명서"로 바꿨습니다. 법령 기준으로는 같은 성격의 문서이고, 일반시방서는 일반 설계설명서, 기술(특기)시방서는 기술 설계설명서에 해당합니다.
Q. 소규모 공사도 설계설명서를 다 갖춰야 하나요?
설계도서의 구성은 공사 규모와 관계없이 법에서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분량은 공사 성격에 맞게 조절할 수 있으므로, 소규모 공사라면 일반 설계설명서는 표준 문서를 인용하고 기술 설계설명서를 핵심 사항 위주로 간결하게 작성하는 방식이 현실적입니다.
Q. 시공 상세도면 목록은 꼭 설계설명서에 넣어야 하나요?
시행규칙 제16조에서 설계업자는 공사 단계별 시공 상세도면 목록과 검토·확인 대상 공사의 종류별 목록을 설계설명서에 구체적으로 적도록 하고 있습니다. 별도 문서로만 두기보다 설계설명서 안에 장이나 부록으로 포함시키는 것이 안전합니다.
설계설명서는 도면이 말하지 못하는 "어떻게, 어떤 품질로, 무엇을 확인받아야 하는지"를 적는 문서입니다. 법령이 요구하는 유지관리계획과 시공 상세도면 목록을 빠뜨리지 않고, 도면과 숫자가 어긋나지 않도록 출처를 정리해두면, 시공과 감리 단계에서 설계자에게 돌아오는 질문이 크게 줄어듭니다. 관련 법령은 소관 부처 변경과 함께 개정이 이어지고 있으니 작성 시점의 최신 조문을 한 번 확인하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