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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간선 계통도를 가장 먼저 그리려다 막힌 적 있으신가요? 전기 도면 목록을 처음 받아보면 계통도가 눈에 띄어 먼저 시작하고 싶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전력간선 계통도는 전기 도면 중 가장 마지막에 그리는 도면입니다. 전등·전열 평면도, 분전반 결선도, 전력간선 평면도까지 전부 완성돼야 계통도를 그릴 수 있는 정보가 모입니다. 순서를 이해하면 계통도 자체는 그리 어려운 작업이 아닙니다. 전력간선 평면도의 흐름을 계통 형식으로 정리하는 것이 전부이기 때문입니다.
전력간선 계통도란 — 평면도를 계통으로 정리한 도면
전력간선 계통도(Power Trunk Line System Diagram)란 수변전 설비 또는 상위 분전반에서 각 층 분전반까지 전력이 공급되는 경로와 케이블 규격을 계통 형식으로 표현한 도면을 의미합니다. 평면도가 건물을 위에서 내려다본 시점에서 케이블 경로를 표현한다면, 계통도는 그 경로를 수직·수평 흐름 중심으로 단순화해 한 장에 담은 것입니다. 현장 소장이나 시공팀이 어느 분전반에 어떤 규격의 케이블이 들어오는지 한눈에 파악하는 데 쓰이는 도면이 바로 계통도입니다.
계통도와 전력간선 평면도의 차이는 표현 방식에 있습니다. 평면도는 각 층 건축 배치 위에 케이블 경로를 그리는 방식이고, 계통도는 수변전 설비를 최상단에 두고 아래로 분전반이 줄기처럼 연결되는 트리 구조로 표현합니다. 담고 있는 정보는 사실상 동일합니다. 분전반 명칭, 케이블 규격, 차단기 정격, FROM-TO 경로가 계통도의 핵심 정보입니다. 저는 계통도를 그릴 때 전력간선 평면도를 옆에 열어두고, 평면도의 경로를 계통 형식으로 옮기는 방식으로 작업합니다.
작성 선행 조건 — 이 도면이 완성돼야 계통도를 그릴 수 있다
전력간선 계통도는 다른 도면이 모두 완성된 뒤에야 그릴 수 있는 후행 도면입니다. 작성 전에 반드시 완성돼 있어야 하는 도면은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전등 평면도와 전열 평면도가 완성돼야 각 분전반에 몇 개의 회로가 필요한지 확정됩니다. 분전반 결선도는 회로 수와 부하 용량이 확정돼야 메인 차단기 용량이 결정되고, 이 용량이 케이블 규격 산정의 기준이 됩니다. 전력간선 평면도는 각 분전반의 위치와 케이블 경로, 전선 규격이 표기된 도면으로 계통도의 직접적인 원본입니다. 이 도면이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계통도를 그리면 나중에 전선 규격이 바뀌거나 분전반이 추가될 때 계통도를 처음부터 다시 그려야 합니다.
저도 초반에 일정 압박으로 계통도를 먼저 그렸다가 기계설비 동력 데이터가 뒤늦게 들어와 간선 규격이 변경되면서 계통도를 통째로 수정한 적이 있습니다. 그 이후로는 반드시 전력간선 평면도가 확정된 이후에 계통도 작업을 시작하는 순서를 지킵니다.
계통도 작성 방법 — 수변전에서 분전반으로 흘러내리는 구조
전력간선 계통도는 수변전 설비를 맨 위에 배치하고 아래로 전력 흐름이 내려오는 구조로 그립니다. 수변전 설비 → 주배전반(MDB) → 각 층 분전반 순서로 트리 형태를 잡는 것이 기본입니다. AutoCAD에서 작성할 때는 먼저 수변전 박스를 상단에 배치하고, 세로선을 내려 각 분전반을 가로 방향으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기본 뼈대를 만듭니다. 이 뼈대에 분전반 명칭, 케이블 규격, 차단기 정격을 텍스트로 기입하면 계통도의 기본 형태가 완성됩니다.
케이블 규격 표기는 전력간선 평면도의 표기 방식과 일치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평면도에 CV 3C×70mm² 로 표기했다면 계통도에도 동일한 표기를 써야 합니다. 표기 방식이 달라지면 감리 검토에서 두 도면의 불일치로 지적됩니다. 분전반이 여러 층에 걸쳐 있을 때는 층별로 구분해 수직 방향으로 배열하면 현장에서 읽기 편합니다. 저는 계통도 작성 시 각 분전반 박스 안에 분전반 명칭, 용량(kVA 또는 kW), 메인 차단기 정격을 간략하게 기입하는 방식을 씁니다.

케이블 스케줄 연동 — 계통도보다 평면도가 더 중요한 이유
현장에서 전력간선 관련 문제가 생길 때 계통도를 들여다보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실제로 시공팀이 참조하는 것은 전력간선 평면도와 케이블 스케줄입니다. 케이블 스케줄(Cable Schedule)이란 각 케이블의 번호, 출발지(FROM), 도착지(TO), 케이블 종류, 규격, 조수, 길이를 표 형식으로 정리한 목록을 의미합니다. 이 스케줄이 정확하지 않으면 자재 발주부터 시공까지 연쇄적으로 오류가 생깁니다. 케이블 규격이 잘못 산정되거나 FROM-TO가 뒤바뀌면 감리와 현장에서 연락이 오는 것도 이 스케줄의 오류에서 비롯됩니다. 계통도는 그 스케줄을 도식화한 결과물에 가깝기 때문에, 계통도 자체보다 원본 데이터인 평면도와 스케줄의 정확도가 훨씬 중요합니다.
따라서 계통도를 완성하고 나서 반드시 케이블 스케줄과 대조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계통도에 표기된 케이블 규격·FROM·TO가 스케줄과 일치하는지 한 행씩 확인하면, 두 도면 사이 불일치로 인한 감리 지적을 미리 막을 수 있습니다. 저는 계통도 완성 후 스케줄 대조를 마지막 체크 항목으로 두고, 이 확인이 끝나야 도면 세트를 납품하는 방식을 씁니다.
전력간선 계통도는 전기 도면 중 작성 자체가 가장 단순한 도면에 속합니다. 전력간선 평면도를 제대로 그렸다면 계통도는 그 내용을 정리하는 작업에 가깝습니다. 순서를 지키고 평면도와 케이블 스케줄만 정확하게 작성돼 있으면 계통도 때문에 현장에서 전화 올 일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