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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선 굵기 하나 잘못 선정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공사비가 수백만 원 달라지고, 시공 후 감리에서 재시공 지적이 옵니다. 반대로 너무 굵게 잡으면 공사비를 불필요하게 올려 발주처의 신뢰를 잃습니다. 전선 굵기 선정은 단순히 허용전류표에서 숫자 하나 고르는 작업이 아닙니다. 부하 용량 산출에서 시작해 차단기 선정, 보정계수 적용, 전압강하 검토까지 순서대로 거쳐야 도면에 쓸 수 있는 숫자가 나옵니다.
부하 용량에서 전류 산출 — 선정의 출발점
전선 굵기 선정은 해당 회로에 연결된 부하의 전기 용량을 파악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부하 용량(VA 또는 W)을 알고 나면 설계전류를 산출합니다. 단상 회로의 설계전류는 용량을 전압으로 나누고, 3상 회로는 용량을 전압과 √3과 역률의 곱으로 나눠 구합니다. 이 설계전류 값이 이후 차단기 선정과 전선 굵기 결정의 기준이 됩니다.
설계전류를 산출하면 차단기(과전류 차단기) 정격전류를 선정합니다. KEC 212.4.1에서는 과부하 보호장치의 정격전류가 설계전류 이상이어야 하고 동시에 케이블 허용전류를 초과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합니다. 즉 설계전류 ≤ 차단기 정격전류 ≤ 케이블 허용전류 순서로 협조가 맞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부하전류가 28A라면 차단기는 32AT를 선정하고, 케이블은 32AT의 125% 이상인 허용전류를 갖는 굵기로 결정하는 것이 기본 원칙입니다. 저는 이 협조 관계를 엑셀로 정리해두고 회로마다 체크하면서 선정합니다.
- 설계전류 산출 — 단상: 용량÷전압 / 3상: 용량÷(√3×전압×역률)
- KEC 212.4.1 협조 원칙 — 설계전류 ≤ 차단기 정격전류 ≤ 케이블 허용전류
- 차단기 정격전류 산출 후 케이블은 그 값의 125% 이상 허용전류를 갖는 굵기 선정
KEC 전·후 비교 — 보정계수 적용으로 굵기가 커진 이유
KEC 개정 전에는 전선 굵기 선정이 비교적 단순했습니다. 허용전류표에서 차단기 정격 이상의 허용전류를 갖는 굵기를 고르고, 전압강하 기준만 충족하면 됐습니다. 저도 그 방식으로 오랫동안 작업했습니다. 그런데 KEC가 시행되면서 달라진 핵심이 바로 보정계수 적용입니다. 허용전류(Allowable Current)란 전선이 최고 허용온도를 초과하지 않고 연속으로 흘릴 수 있는 최대 전류값을 의미합니다. 문제는 이 허용전류가 단품 기준이라는 점입니다. 실제 현장에서는 케이블 여러 가닥이 트레이나 전선관에 함께 포설되는데, 이 경우 열 방출이 줄어들어 허용전류가 낮아집니다.
KEC 232.5에서는 배선방식(A1·A2·B1·B2·C 등)에 따라 기준 허용전류를 분류하고, 주위 온도 보정계수와 집합감소계수(그룹감소계수)를 함께 적용해 최종 허용전류를 산출하도록 규정합니다. 집합감소계수란 전선 여러 가닥이 묶여 포설될 때 각 가닥의 허용전류를 줄여 적용하는 계수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주위 온도 40℃에서 전선관 안에 3가닥을 포설하면 온도 보정계수 0.91과 집합감소계수를 곱한 값이 실제 허용전류가 됩니다. 이 과정을 거치면 기존 방식으로 선정했던 굵기보다 1단계에서 많게는 2~3단계까지 굵은 전선이 필요한 경우가 생깁니다.
- KEC 232.5 — 배선방식 분류 후 주위 온도 보정계수 × 집합감소계수 적용 필수
- 집합감소계수 — 전선 다수 묶음 포설 시 허용전류 감소 반영 계수. 포설 가닥 수가 많을수록 값이 작아짐
- KEC 개정 후 동일 부하에서 전선 굵기가 1~3단계 커지는 경우 발생 — 공사비 증가 요인
- 필요 허용전류 = 부하전류 × 안전율 ÷ (온도 보정계수 × 집합감소계수)

전압강하 검토 — 마지막 관문
보정계수를 적용해 허용전류 기준으로 전선 굵기를 잡았다고 해서 끝이 아닙니다. 전압강하(Voltage Drop)란 전선의 저항 성분으로 인해 전원 측 전압과 부하 측 전압 사이에 발생하는 전위 차이를 의미합니다. 전선이 길어질수록, 전류가 클수록 전압강하가 커지고 부하 측 전압이 떨어져 기기 성능 저하나 오작동으로 이어집니다. 단상 회로의 전압강하는 2×도체저항×길이×전류로 계산하고, 3상 회로는 √3을 곱한 값을 씁니다. KEC 기준으로 간선 및 분기회로의 전압강하는 각각 표준전압의 2% 이하로 유지해야 하며, 공급 변압기 2차 단자에서 전선 길이가 60m를 넘는 경우 최대 4%까지 허용됩니다.
실무에서는 허용전류 기준으로 선정한 굵기로 전압강하를 계산해보고, 기준을 초과하면 한 단계 굵은 전선으로 올려서 다시 계산합니다. 전선이 길게 포설되는 구간, 특히 지하 주차장에서 옥상 설비까지 올라가는 간선 케이블이나 건물 끝단 분전반까지 이어지는 구간은 전압강하 검토를 빠뜨리면 안 됩니다. 저도 전압강하 계산을 건너뛰고 제출했다가 감리에서 계산서를 요청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 이후로 전선 선정 계산서에 전압강하 항목을 반드시 포함하는 방식으로 바꿨습니다.
- 전압강하율 기준 — 간선·분기회로 각각 표준전압의 2% 이하. 변압기 2차단자~60m 초과 구간은 4% 허용
- 단상 전압강하 = 2×ρ×L×I÷A / 3상 전압강하 = √3×ρ×L×I÷A
- 기준 초과 시 한 단계 굵은 전선으로 올려 재계산 — 전선 길이가 긴 구간은 반드시 검토
허용전류 자료 출처와 실무 적용 요령
전선 굵기 선정의 기준이 되는 허용전류 데이터는 사무소마다 보유하고 있는 자료가 다릅니다. 저도 우리 사무소에서 사용하는 허용전류 참조표가 있고, 이 자료를 기준으로 회로별 굵기를 선정합니다. 만약 사무소에 자료가 없거나 참조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LS전선 공식 케이블 카탈로그를 활용하는 것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LS전선 카탈로그에는 CV, FR-CV 등 주요 케이블 종류별로 포설 방법에 따른 허용전류 데이터가 상세히 수록돼 있어 설계 실무에서 직접 적용할 수 있습니다.
전선 굵기 선정 결과는 반드시 계산서로 남겨야 합니다. 도면에 숫자만 적어두면 나중에 감리에서 선정 근거를 요청할 때 즉시 대응하기 어렵습니다. 부하 용량, 설계전류, 차단기 정격, 보정계수 적용 과정, 최종 허용전류, 전압강하 계산 결과를 표 형태로 정리해두면 감리 검토 시 한 장으로 모든 근거를 제시할 수 있습니다. 전선 굵기를 잘못 선정하면 공사비 차이가 크고 현장과 감리에서 연락이 자주 옵니다. 한 번 계산서를 꼼꼼하게 만들어두면 그 연락 대부분을 사전에 막을 수 있습니다.
- 허용전류 자료 — 사무소 자체 참조표 우선. 없으면 LS전선 케이블 카탈로그 활용
- 계산서 필수 항목 — 부하 용량·설계전류·차단기 정격·보정계수·허용전류·전압강하율
- 계산서는 도면 부속 서류로 감리 제출 — 선정 근거 요청 즉시 대응 가능
- 굵기 과소 선정 → 재시공 지적 / 과대 선정 → 불필요한 공사비 증가 — 양쪽 모두 문제

전선 굵기 선정은 부하전류 산출 → 차단기 선정 → 보정계수 적용 → 전압강하 검토 순서로 진행해야 합니다. KEC 개정 이후 보정계수 적용이 추가되면서 과거보다 굵어진 전선이 도면에 반영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이 과정을 계산서로 문서화해두는 것이 감리 대응의 가장 확실한 방법이고, 공사비와 현장 품질을 동시에 지키는 실무 기본입니다.
참고 법규 및 출처
· KEC 212 과전류 보호 및 전선 선정 기준 — 전기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