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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경력인 저도 솔직히 처음 전등 배선 가닥수를 보고 왜 이렇게 되는지 이해하는 데 시간이 걸렸습니다. 조명 수량은 시뮬레이션이 알려주지만 가닥수는 직접 이해해야 합니다. 조명 설계는 크게 두 파트로 나뉩니다. 하나는 얼마나 밝게 할 것인지 조도 기준을 잡고 수량을 결정하는 과정이고, 다른 하나는 그 조명을 어떻게 배선할 것인지 가닥수를 결정하는 과정입니다. 두 가지 모두 이해하면 전등 평면도는 설계 도면 중 가장 빠르게 완성되는 도면이 됩니다.
조도 기준 — KS A 3011로 시작한다
조명 설계의 출발점은 각 실의 용도에 맞는 목표 조도를 정하는 것입니다. 조도(Illuminance)란 단위 면적에 입사하는 광속의 양으로 단위는 럭스(lx)입니다. 국내 조도 기준은 KS A 3011에서 용도별 권장 조도 범위로 정해져 있습니다. 사무실 일반 작업면은 300~750lx, 독서·정밀 작업은 500~1,000lx, 복도·계단은 30~75lx, 주차장은 10~30lx가 권장 범위입니다. 이 기준을 설계 착수 단계에서 실 목록과 함께 표로 정리해두면 시뮬레이션 입력값으로 바로 쓸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알아둬야 할 점은 KS A 3011이 형광등 시대 기준으로 만들어진 규정이라는 것입니다. LED 등기구가 보편화된 현재는 같은 수량을 설치해도 실제 조도가 기준의 2~3배 이상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무실 기준 조도가 300lx인데 LED 설치 후 측정하면 800~1,200lx가 나오는 경우도 흔합니다. 그래서 설계 단계에서 시뮬레이션을 통해 실제 조도값을 미리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준보다 지나치게 밝으면 눈부심과 에너지 낭비가 생기고, 기준에 못 미치면 감리 지적 대상이 됩니다.
LED 시뮬레이션 — 수량은 계산이 결정한다
LED 등기구 수량은 감으로 결정하면 안 됩니다. 같은 타입의 등기구라도 제조사마다 광속값과 배광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반드시 해당 제품의 IES 파일(광도 분포 데이터)을 받아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에서 조도값을 산출해야 합니다. 저는 Relux를 주로 씁니다. 공간의 길이·폭·높이와 천장·벽·바닥의 반사율, 등기구 IES 파일을 입력하면 조도 분포와 평균 조도가 계산됩니다. 이 결과값을 목표 조도와 비교해 수량을 확정합니다.
시뮬레이션 결과에서 수량이 어정쩡하게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계산상 7.3개가 나왔는데 8개로 올리면 조도가 기준보다 훨씬 높게 나오는 경우입니다. 이럴 때는 7개나 8개 중 조도 기준을 충족하면서 배치가 깔끔하게 떨어지는 쪽을 선택합니다. 저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어정쩡하면 1~2개를 추가해서 조도를 조금 높이고 배치를 균등하게 맞추는 방식을 씁니다. 조도가 약간 높아지는 것은 기준 초과가 감리 지적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문제가 없습니다.

도면 배치 원칙 — 균등 배치와 실 구분
시뮬레이션으로 수량이 확정되면 AutoCAD에서 평면도 위에 등기구 심볼을 배치합니다. 배치 원칙은 실 중앙을 기준으로 균등하게 분산하는 것입니다. 벽에 너무 가깝게 붙이거나 한쪽에 몰리면 조도 분포가 고르지 않고 도면이 지저분해 보입니다. 창측과 내측을 회로로 구분해 배치하면 채광이 좋은 날은 창측 조명만 켜는 방식으로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어 에너지절약 설계기준 관련 감리 검토에도 유리합니다. 건축물 에너지절약 설계기준에서 공용 부분의 조명은 구역별 개별 제어가 가능한 방식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어 설계 초기에 함께 검토하는 것이 좋습니다.
실 용도가 다른 경우는 실마다 별도 회로로 구성해야 합니다. 회의실과 복도가 같은 회로로 묶이면 회의실만 끄고 싶을 때 복도까지 꺼지는 문제가 생깁니다. 저는 평면도에서 실 구분이 명확한 경우 처음부터 실별로 회로를 나눠 설계하고, 큰 오픈 공간은 존별로 구분해 2~3개 회로로 나눠 조도 조절이 가능하게 구성합니다.
배선 가닥수 — 이해하면 생각보다 단순하다
전등 배선 가닥수는 초보 설계자가 가장 많이 어려워하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기본 원리를 이해하면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원리는 이렇습니다. 전원이 들어오는 회로에는 기본 2가닥(전원선·중성선)이 필요합니다. 스위치 회로는 전원선을 스위치로 끊었다가 연결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스위치 1개마다 가닥이 1개 추가됩니다. 스위치 1구(1회로)는 +1가닥, 스위치 2구(2회로)는 +2가닥이 됩니다.
전원이 다음 등기구로 이동하지 않을 경우 즉, 그 등기구가 회로의 끝인 경우에는 스위치 회로 +1가닥만 추가하면 됩니다. 전원이 다음 등기구나 콘센트로 이동해야 하는 경우에는 전원선과 중성선이 함께 이동해야 하므로 +2가닥이 추가됩니다. 쉽게 정리하면 전원이 끝나는 지점은 스위치 수+1 가닥, 전원이 계속 이동하는 지점은 스위치 수+2 가닥입니다. 저는 처음 이 원리를 익힐 때 실제 회로를 손으로 그려보면서 전류 경로를 추적하는 방식으로 이해했는데, 한 번 이해하고 나면 이후로는 도면을 보면서 바로 가닥수가 계산됩니다.
조명 설계는 조도 기준 확인, 시뮬레이션 수량 확정, 균등 배치, 배선 가닥수 결선 네 단계만 순서대로 따라가면 됩니다. 시뮬레이션이 수량을 알려주고, 가닥수 원리를 이해하면 결선이 보입니다. 전등 평면도가 전기 설계 도면 중 가장 깔끔하게 마무리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참고 법규 및 출처
· KS A 3011 조도기준 원문 및 해설 — EOM 전기엔지니어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