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넷플릭스에서 감독판인 한산 리덕스로 봤다. 극장에서 못 봤던 영화인데 감독판으로 처음 보게 됐고, 21분 분량의 추가 장면이 있어서 오히려 더 풍부하게 볼 수 있었다. 2022년 7월에 개봉한 김한민 감독의 작품으로 726만 관객을 동원했다. 2014년 명량의 프리퀄로, 시간상으로는 5년 전인 1592년 한산도 대첩을 다룬다. 박해일이 이순신을 연기한다. 명량에서 최민식이 연기한 이순신과 같은 인물인데, 두 배우의 해석이 완전히 달라서 흥미로웠다. 이 영화는 단순히 해전의 스펙터클을 보는 영화가 아니다. 거북선을 둘러싼 첩보전, 전술을 설계하는 과정, 그 안에서 드러나는 이순신이라는 인물의 다른 면모가 이 영화의 핵심이다.
볼 수 있는 곳
| 플랫폼 | 이용 방식 | 비고 |
| 넷플릭스 | 월정액 구독 | 한산 리덕스(감독판) 포함 |
| 웨이브 | 월정액 구독 / 유료 대여 | 요금제에 따라 상이 |
| 왓챠 | 월정액 구독 | 구독 중이면 추가 비용 없음 |
넷플릭스에는 극장판과 별도로 감독판인 한산 리덕스가 서비스 중이다. 극장판 기준 130분, 감독판은 21분이 추가된 버전이다. LG U+ TV 셋톱박스에서도 VOD로 검색해볼 수 있다. 서비스 여부는 계약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최신 여부는 직접 앱에서 확인하는 게 정확하다.
박해일의 이순신 - 최민식과 무엇이 다른가
명량의 이순신과 이 영화의 이순신은 같은 인물인데 완전히 다르게 느껴진다. 명량의 최민식은 극한까지 몰린 사람이었다. 두려움을 안고도 나아가야 하는 무게가 몸 전체에서 느껴지는 이순신. 반면 박해일의 이순신은 훨씬 절제돼 있다.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말보다 침묵이 많고, 무언가를 계산하고 있다는 느낌이 계속 깔린다. 한산도 대첩 당시의 이순신은 명량 때처럼 벼랑 끝에 몰려 있지 않았다. 그러니까 이 시기의 이순신은 다른 인물이어야 한다는 감독의 선택이 박해일이라는 배우를 통해 설득력 있게 구현됐다.
개인적으로 박해일의 이순신이 더 어렵게 느껴졌다. 최민식처럼 감정을 터뜨리는 장면이 없다. 계속 냉정하고 계산적이다. 그 안에서 이 사람이 무엇을 생각하는지를 읽어내야 하는 게 관객의 몫이다. 처음엔 조금 거리감이 있었는데, 후반 해전 장면에서 박해일이 학익진을 펼치는 순간 그 절제가 왜 필요했는지 이해가 됐다. 이 사람은 처음부터 이 순간을 위해 모든 걸 설계하고 있었다는 게 역방향으로 읽혔다.

거북선 첩보전이라는 새로운 시도
이 영화가 명량과 가장 다른 부분이 이 지점이다. 단순히 해전의 스펙터클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거북선 도면이 왜군 첩자에 의해 도난당하는 첩보전 서사가 전반부를 이끈다. 그 설정이 처음엔 과하다 싶기도 했는데, 생각해보면 한산도 대첩에서 거북선의 역할이 얼마나 결정적이었는지를 생각하면 납득이 된다. 거북선의 존재를 상대가 알면 전술이 무너지고, 모르면 이 전술이 통한다. 그 긴장감이 전반부를 이끌어가는 힘이다.
변요한이 연기한 준사와 일본군 장수들의 이야기가 이 영화의 또 다른 축이다. 적의 시선으로도 이야기를 보여주는 방식이 이 영화를 단순한 애국심 영화로만 읽히지 않게 만든다. 적도 무능하지 않고, 적도 나름의 전략이 있다는 걸 보여주면서 이순신의 승리가 더 의미 있게 느껴지게 만드는 구조다.

명량보다 나은가, 아닌가
이 질문을 많은 사람이 한다. 개인적으로는 두 영화가 다른 종류의 영화라서 비교가 어렵다. 명량은 감정적 몰입이 강하고, 한산은 전술적 설계가 강하다. 명량이 심장으로 보는 영화라면 한산은 머리로 보는 영화에 가깝다. 어느 쪽이 더 좋냐는 취향의 문제다.
아쉬운 점을 꼽자면 조선 수군 내부의 부하 장수들 캐릭터가 조금 아쉽다. 이름과 얼굴이 많이 나오는데 각자의 개성이 충분히 살아나지 않는다. 명량에서 류승룡이 연기한 구루지마처럼 기억에 남는 적군 캐릭터가 없다는 것도 아쉽다. 그리고 후반 해전 시퀀스가 장대하고 잘 만들어졌지만, 워낙 스케일이 크다 보니 어디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파악하기 어려운 구간이 있다. 그 부분에서 집중도가 살짝 흔들렸다.
그럼에도 한국 해전 사극 중에서 이 정도 규모와 완성도를 보여준 영화는 많지 않다. 이순신 3부작의 두 번째 작품이고, 세 번째인 노량이 개봉했으니 세 편을 이어서 보면 이순신의 임진왜란 전쟁 전체 흐름을 영화로 따라갈 수 있다. 위에 정리한 플랫폼 구독 중이라면 명량과 함께 이어서 보는 걸 추천한다. 감독판인 한산 리덕스로 보면 캐릭터들의 맥락이 더 풍부하게 읽히니 시간 여유가 있다면 감독판으로 보는 게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