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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는 전기 설계에서 가볍게 보기 쉬운 설비입니다. 카메라 몇 대 찍고 녹화기 하나 두면 끝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공동주택이냐 주차장이냐에 따라 법으로 정해진 설치 위치와 화질, 보관 기간이 다르고, 개인정보 보호법상 설치하면 안 되는 장소도 있습니다. 여기에 저장용량과 배선 거리까지 맞물리면 도면을 몇 번씩 고치게 됩니다. 저는 CCTV 설계를 할 때 법적 기준 확인, 카메라 배치, 저장용량 계산, 배선·전원 순서로 진행하는데, 그 흐름 그대로 정리해보겠습니다.

법적 설치 기준 — 공동주택과 주차장부터 확인
CCTV 설치를 의무로 정해둔 대표적인 법령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공동주택에 적용되는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과 그 하위 규칙이고, 다른 하나는 주차장에 적용되는 「주차장법 시행규칙」입니다. 두 기준은 적용 대상도 다르고 요구하는 내용도 달라서, 주상복합처럼 두 조건이 겹치는 건물은 양쪽을 모두 만족시켜야 합니다.
공동주택
300세대 이상, 150세대 이상이면서 승강기가 있거나 중앙집중식(지역난방 포함) 난방인 아파트 등 의무관리대상 공동주택을 짓는 단지에는 보안·방범용 영상정보처리기기를 설치해야 합니다. 카메라는 승강기, 어린이놀이터, 공동주택 각 동 출입구마다 두고, 전체 또는 주요 부분이 조망되고 잘 식별되도록 설치하되 해상도는 130만 화소 이상이어야 합니다. 카메라 수와 녹화장치의 모니터 수는 원칙적으로 같아야 하는데, 다채널 분할 화면에서 1채널 화면이 대각선 4인치 이상이고 채널별 확대 감시와 재생 시 화면 크기 조절이 가능하면 예외로 인정됩니다.
네트워크 카메라로 구성할 때는 조건이 더 붙습니다. 인터넷 장애가 생겨도 영상이 끊기지 않고 계속 저장되도록 기술적 조치를 해야 하고, 서버와 저장장치 같은 주요 설비는 국내에 설치해야 합니다. 클라우드 녹화 방식을 검토한다면 서버 위치부터 확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주차장
주차대수 30대를 초과하는 지하식 또는 건축물식 자주식 주차장에는 관리사무소에서 주차장 내부 전체를 볼 수 있는 CCTV(녹화장치 포함) 또는 네트워크 카메라를 설치해야 합니다. 방범설비는 주차장 바닥면에서 170cm 높이에 있는 사물을 알아볼 수 있어야 하고, 카메라와 녹화장치의 화면 수가 같아야 하며, 촬영 자료는 컴퓨터보안시스템을 갖춰 1개월 이상 보관해야 합니다. 부설주차장도 같은 규모 조건이면 이 기준을 따릅니다.
| 구분 | 공동주택 | 주차장 (30대 초과, 지하식·건축물식) |
|---|---|---|
| 설치 위치 | 승강기, 어린이놀이터, 각 동 출입구 | 주차장 내부 전체 (관리사무소에서 감시) |
| 화질 기준 | 130만 화소 이상, 주요 부분 식별 | 바닥에서 170cm 높이 사물 식별 |
| 화면 수 | 카메라 수 = 모니터 수 (다채널 예외 있음) | 카메라 수 = 녹화장치 화면 수 |
| 보관 | 관리 규정에 따름 | 1개월 이상 |
개인정보 보호법 — 설치하면 안 되는 곳과 안내판
CCTV는 개인정보 보호법에서 고정형 영상정보처리기기로 분류됩니다. 공개된 장소에는 범죄 예방, 시설 안전, 화재 예방처럼 법에서 정한 목적이 있을 때만 설치할 수 있고, 목욕실·화장실·탈의실처럼 사생활을 현저히 침해할 우려가 있는 장소 내부에는 원칙적으로 설치할 수 없습니다. 설계 도면에서 화장실 출입구 앞 복도 카메라를 둘 때도 화각이 내부를 비추지 않도록 방향을 잡아야 합니다.
설치한 곳에는 정보주체가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안내판을 둬야 하고, 안내판에는 설치 목적과 장소, 촬영 범위와 시간, 관리책임자 연락처가 들어갑니다. 또 설치 목적과 다른 곳을 비추도록 임의로 조작하거나 녹음 기능을 쓰는 것은 금지됩니다. 음성 녹음이 되는 제품을 사양서에 넣었다가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어서, 저는 장비 사양에 "음성 녹음 기능 비활성화"를 명시해둡니다.
카메라 선정과 배치 — 화소보다 중요한 건 m당 픽셀
법에서 130만 화소라는 숫자를 정해두긴 했지만, 실제 식별 성능은 화소 수보다 "피사체 폭 1m에 픽셀이 몇 개 들어가느냐"로 결정됩니다. 같은 200만 화소 카메라라도 화각을 넓게 잡아 30m 복도 끝을 보면 얼굴이 뭉개지고, 좁은 화각으로 5m 앞 출입구를 보면 선명하게 나옵니다. 국제 규격인 IEC 62676-4에서는 이 기준을 용도별로 나눠 제시하는데, 대략 검출 25px/m, 관찰 62.5px/m, 인식 125px/m, 식별 250px/m 수준입니다.
그래서 저는 카메라 위치마다 목적을 먼저 정합니다. 동 출입구처럼 사람 얼굴을 알아봐야 하는 곳은 식별 수준을 목표로 좁은 화각과 짧은 거리를 쓰고, 주차장 통로처럼 움직임을 파악하는 곳은 관찰 수준으로 넓게 봅니다. 주차장은 차량 헤드라이트 때문에 역광이 심해서 WDR(광역 역광 보정) 성능을, 옥외나 조도가 낮은 구간은 적외선(IR) 조사 거리를 사양서에 같이 적어둡니다.
저장용량 계산 — 보관 기간에서 역산하기
녹화장치 용량은 카메라 대수가 정해진 다음 보관 기간에서 역산합니다. 기본 공식은 "비트레이트(Mbps) × 3,600초 × 24시간 × 보관일수 × 카메라 대수 ÷ 8"이고, 결과는 MB 단위로 나옵니다. 비트레이트는 해상도, 프레임 수, 압축 방식(H.264, H.265), 화면 움직임에 따라 달라지므로 제조사 사양서의 권장 값을 기준으로 잡습니다.
| 조건 (카메라 1대, 24시간 상시 녹화) | 하루 | 30일 |
|---|---|---|
| 2Mbps | 약 21.6GB | 약 0.65TB |
| 4Mbps | 약 43.2GB | 약 1.3TB |
| 8Mbps | 약 86.4GB | 약 2.6TB |
예를 들어 4Mbps 카메라 32대를 30일 보관하면 약 41.5TB가 필요합니다. 여기에 RAID 구성으로 빠지는 용량과 포맷 손실을 감안하면 실제 HDD 구성은 계산값보다 20~30% 크게 잡는 것이 안전합니다. 움직임 감지 녹화로 용량을 줄이는 방법도 있지만, 주차장처럼 "1개월 이상 보관"이 법적 요건인 곳은 상시 녹화 기준으로 계산해두는 편이 나중에 문제가 없습니다.
배선과 전원 — PoE 거리와 UPS
요즘 CCTV는 IP 카메라에 PoE(Power over Ethernet, 랜선 하나로 데이터와 전원을 같이 보내는 방식)를 쓰는 구성이 대부분입니다. UTP 케이블은 스위치에서 카메라까지 100m가 한계라서, 동과 동 사이나 넓은 지하주차장처럼 거리가 긴 구간은 중간에 스위치를 두고 광케이블로 연결합니다. 일반 고정형 카메라는 IEEE 802.3af(포트당 최대 15.4W)로 충분하지만, PTZ 카메라나 히터가 들어간 옥외형은 802.3at(최대 30W) 이상이 필요해서 스위치 PoE 총 전력 예산을 카메라별 소비전력 합계로 따로 검토합니다.
전원 쪽에서는 정전 시에도 녹화가 끊기지 않도록 NVR과 PoE 스위치를 UPS에 연결합니다. 옥외 카메라는 낙뢰나 서지로 스위치 포트까지 손상되는 경우가 있어서, 옥외 인입 구간에는 신호선용 서지보호기를 두고 접지를 확실히 잡아줍니다. 저는 CCTV 계통도에 UPS 용량과 서지보호기 위치까지 표기해두는데, 이렇게 해두면 정보통신이나 소방 쪽과 협업할 때 전원 인입 위치를 두고 따로 설명할 일이 줄어듭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130만 화소만 맞추면 공동주택 기준을 충족하나요?
화소 수는 최소 조건이고, 규칙에는 "전체 또는 주요 부분이 조망되고 잘 식별될 수 있도록" 설치하라는 문구가 함께 있습니다. 화각을 너무 넓게 잡아 얼굴이 식별되지 않으면 화소 수를 맞췄어도 취지에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Q. 주차장 30대 이하면 CCTV를 안 해도 되나요?
주차장법 시행규칙의 의무 기준은 30대 초과 지하식·건축물식 자주식 주차장에 적용됩니다. 다만 공동주택 규정이나 지자체 조례, 건축주 요구로 별도 설치가 필요한 경우가 있어 프로젝트마다 확인이 필요합니다.
Q. 아날로그 HD 방식과 IP 방식 중 무엇이 나은가요?
소규모 개보수에서 기존 동축케이블을 재활용할 수 있다면 아날로그 HD도 합리적입니다. 신축이나 대수가 많은 현장은 PoE로 전원 배선을 줄일 수 있고 확장이 쉬운 IP 방식이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CCTV 설계는 카메라를 어디에 몇 대 둘지보다, 어떤 법이 어떤 조건을 요구하는지부터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법적 최소 기준을 채우고 나면 식별 목적에 맞게 화각을 잡고, 보관 기간에서 저장용량을 역산하고, 배선 거리와 전원을 마지막으로 맞추면 됩니다. 이 순서를 지키면 시공 단계에서 카메라를 옮기거나 HDD를 추가하는 일이 확실히 줄어듭니다.
참고 자료 및 출처
·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칙 제9조(영상정보처리기기의 설치 기준) — 국가법령정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