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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설계 업무 흐름 정리 (건축 도면 받기부터 납품까지)

smartguide24 2026. 10. 19. 17:57

목차


    전기 설계를 처음 시작하면 지금 내가 하는 작업이 전체 프로젝트에서 어디쯤인지 감이 잘 오지 않습니다. 선배가 "이번 주에 기본설계 마무리하고 다음 주부터 실시 들어가자"라고 하면 그 말이 무슨 뜻인지, 각 단계에서 무엇이 달라지는지 알아야 일정에 맞춰 움직일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제가 실제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순서대로, 건축 도면을 받는 순간부터 납품까지의 흐름을 정리했습니다. 사무소나 발주처에 따라 단계 이름이나 범위는 조금씩 다를 수 있습니다.

    건축 도면 받기→계획→기본설계→실시설계→허가 접수→납품

    단계별로 하는 일

    START
    건축 도면 받기
    전기 설계는 혼자 시작할 수 없습니다. 프로젝트가 들어오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건축 도면을 받는 것입니다. 평면도, 단면도, 입면도, 천장도(반자도)가 있어야 실 배치와 천장 높이, 샤프트 위치를 알 수 있고, 그래야 전기실 위치나 간선 경로를 잡을 수 있습니다. 도면을 받으면 건물 용도, 규모(층수·연면적), 실 구성을 먼저 훑어보고 전기 설계에서 신경 써야 할 부분을 메모해둡니다.
    STEP 1
    계획
    건축 도면을 바탕으로 전기 설비의 큰 방향을 잡는 단계입니다. 수전 방식은 어떻게 할지, 전기실과 발전기실은 어디에 둘지, EPS(전기 샤프트)는 어디로 올릴지 같은 큰 틀을 정합니다. 이 단계에서 건축 쪽에 필요한 공간을 미리 요청해두지 않으면, 나중에 전기실 면적이 부족하거나 샤프트가 없어서 도면을 크게 고쳐야 하는 일이 생깁니다.
    STEP 2
    기본설계
    계획에서 정한 방향을 도면으로 구체화하는 단계입니다. 부하를 대략 산정해서 변압기와 간선의 규모를 정하고, 계통도의 뼈대를 그립니다. 평면도는 아직 세세한 배선까지 들어가지 않고, 주요 설비의 위치와 구성 위주로 표현합니다. 기본설계 단계에서 발주처나 감독관과 설비 수준(조명 방식, 약전 설비 범위 등)을 협의해두면 실시설계에서 방향이 흔들리지 않습니다.
    STEP 3
    실시설계
    실제로 시공할 수 있을 만큼 모든 것을 확정하는 단계이고, 작업량이 가장 많습니다. 전등·전열·약전·소방 평면도를 층별로 완성하고, 분전반 결선도와 부하계산, 간선 계통도, 상세도, 범례까지 전부 정리합니다. 도면이 끝나면 그 도면을 기준으로 설계설명서와 공사비 내역서도 작성합니다. 도면과 문서의 숫자가 서로 맞는지 마지막에 대조하는 것까지가 실시설계입니다.
    STEP 4
    허가 접수
    완성된 도서를 허가 접수에 맞춰 준비하는 단계입니다. 건축 쪽 일정에 맞춰 전기 도서를 제출하고, 검토 과정에서 보완 요청이 오면 해당 부분을 수정해서 다시 제출합니다. 이 단계에서는 도면을 새로 그리기보다는 요청받은 내용을 정확히 반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FINISH
    납품
    최종 도서를 정리해서 발주처에 전달하면 프로젝트가 마무리됩니다. 납품 때 챙겨야 할 것은 아래에서 따로 정리했습니다.
    내 작업 방식 —
    프로젝트마다 규모와 조건이 달라서 기간은 제각각입니다. 오래 걸리는 프로젝트는 꽤 길어지기도 하지만, 다른 일 없이 그 프로젝트만 붙잡고 있으면 대체로 2주 정도면 납품까지 마무리됩니다.

    가장 시간이 오래 걸리는 도면, 전등 설계

    내 작업 방식 —
    실시설계에서 제가 가장 오래 붙잡고 있는 도면은 전등 도면입니다. 전체 일정을 잡을 때도 전등 설계에 시간을 넉넉하게 배정해둡니다.

    전등 도면이 오래 걸리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먼저 실마다 용도에 맞는 밝기를 고려해서 조명 기구의 종류와 개수를 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기구를 천장도에 맞춰 배치해야 하는데, 천장에는 조명만 있는 게 아니라 공조 디퓨저, 스프링클러 헤드, 감지기, 점검구 같은 다른 공종의 설비가 함께 들어갑니다. 서로 겹치지 않게 위치를 맞추다 보면 손이 많이 갑니다.

    배치가 끝나면 회로를 나누고, 스위치 위치와 점멸 구역을 정하고, 비상 조명까지 표시해야 합니다. 여기에 건축 도면이 바뀌어 실 배치가 달라지면 전등 도면은 거의 다시 손봐야 합니다. 그래서 전등 설계는 건축 천장도가 어느 정도 확정된 뒤에 본격적으로 들어가는 것이 수정 횟수를 줄이는 방법입니다.

    전등설비 평면도

    납품 때 챙기는 것

    납품은 도면 파일만 보내고 끝나는 게 아닙니다. 저는 납품할 때 아래 항목을 함께 준비합니다.

    제본 도서도면, 공사비 내역서, 설계설명서 등을 정해진 부수로 제본
    납품서무엇을 몇 부 전달했는지 적은 서류
    USB도면과 문서 파일을 담아 함께 전달

    제본 도서는 출력물이라 한 번 제본하면 수정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제본 전에 도면 목록표와 실제 도면 장수가 맞는지, 도면 번호와 리비전 표기가 최종본인지, 내역서와 설계설명서의 내용이 도면과 일치하는지를 마지막으로 확인합니다. USB에 담는 파일도 제본 도서와 같은 최종본인지 파일명과 날짜를 확인해두는 게 좋습니다.

    설계납품도서 제본

    정리

    전기 설계는 건축 도면을 받는 것에서 시작해 계획, 기본설계, 실시설계, 허가 접수를 거쳐 납품으로 끝납니다. 단계마다 하는 일이 다르고, 앞 단계에서 정한 것이 뒤 단계의 기준이 됩니다. 특히 계획 단계에서 전기실과 샤프트 공간을 확보하고, 기본설계에서 설비 수준을 협의해두면 실시설계에서 크게 흔들리는 일이 줄어듭니다.

    단계별 세부 작업은 다른 글에 따로 정리해두었습니다.
    · 실시설계 단계의 부하 계산 → 전기 부하 산정과 수용률 적용 방법
    · 실시설계 후 작성하는 문서 → 전기 설계 설계설명서 작성 방법, 전기 공사비 내역서 작성 실무
    · 신입이 이 흐름을 익히는 순서 → 전기 설계 신입, 첫 3개월에 꼭 익혀야 할 것들